기본 가격 678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4기통 2.0ℓ 터보 디젤, 184마력, 38.8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715kg 휠베이스 2968mm 길이×너비×높이 4899×1860×1464mm 연비(통합) 16.0km/ℓ CO₂ 배출량 121g/km 구입 시기 2013년 6월 총 주행거리 2만4100km 평균연비 13.9km/ℓ  월 주행거리 1300km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9만4000원(유류비 14만원, 보험료 및 워런티 플러스 15만4000원)

효율성만 따지고 본다면 셀프 세차는 좋은 접근 방법이 아니다. 세차라는 작업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세차장으로 이동 후 세차하고 물기 닦는 일만으로도 한 시간이 훌쩍 간다. 왁스나 실내 관리 작업을 한다면 몇 시간은 소비할 각오를 해야 한다. 상당한 체력이 소모되는 일로 세차를 끝내면 하루가 피곤하다.
항상 시간이 부족한 입장에서 셀프 세차에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전문가(혹은 전문 기계)에게 일임하고 그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쪽에 쓰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나는 매번 직접 세차한다. 차를 아끼는 마음에 직접 세차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그뿐만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언제나 긴장 상태로 지내다 보니 머리가 쉬지를 못한다. 과도한 정신적 피로 상태에서 유일하게 머리가 쉬는 때가 바로 세차하는 순간이다. 희한하게도 세차를 하는 순간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차를 닦는 행위에만 집중한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세차는 명상과도 같다. 그러나 여기에 약간 문제가 있다. 과도하게 세차에 집중하다 보면 차가 더럽지 않은데도 세차를 하게 되고, 혹여나 차가 더러워지면 계속 신경이 쓰인다. 특정 행위에 집중하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있다. 차를 닦는 목적을 벗어나 세차, 그 자체에 집중한다. 나도 그렇다. 차가 더러워지는 꼴을 못 참는 상태에 도달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토요일은 무조건 새벽부터 세차로 시간을 보낸다. 문제는 겨울인데, 겨울에는 세차가 쉽지 않다. 셀프 세차장도 낮에만 잠깐 연다. 세차는 하고 싶은데 여건은 안 되고, 업체에 맡기는 것도 탐탁지 않다. 한편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넓지 않아서 겨울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주말 동안 세차 후 자리를 어렵게 잡으면 되도록 차를 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전날 과음을 하면 꼭 다음 날 차로 출근한다(대중교통은 힘드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그날 저녁엔 눈이 내려 또 차를 더럽힌다. 요즘 차가 깨끗한 순간은 겨우 하루뿐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자동차는 타려고 마련한 것이지 닦아서 모셔두려 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