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몸도 마음도 많이 피곤한 대학교 4학년 취업준비생입니다. 친구들은 하나 둘 취직을 하기 시작했지만 저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네요. 매번 합격자 발표를 볼 때마다 좌절하고 또 다시 새로운 공고를 보면 희망을 갖게 되는 나날의 연속입니다. 대학 생활을 즐기기는커녕 학교 도서관에서 폐인처럼 지내고 있어요. 집에 가면 부모님 눈치가 보여서 최대한 늦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저는 왜 이렇게 심란하고 우울한지 모르겠어요. 친구들도 제 표정이 너무 어두워 보인다고 걱정합니다. 그래서 기분 전환 좀 해보려고요. 좋은 전시회 있으면 가서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 사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혹시 12월에 진행되는, 저의 마음에 도움이 될만한 전시회 없을까요? (P씨, 23세, 서울시 구로구, 대학생)

A. 지금 현재 대림미술관에서는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인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아내이자 스텔라 매카트니의 엄마이기도 하죠. 당대 음악가들의 사진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가입니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향한다”고 말했던 그녀는 마치 그녀 가족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본 듯한 감성의 사진들을 찍고 여전히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내년 4월 26일까지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되니 관심 있으시면 꼭 들려보시길!

또 하나의 매력적인 전시가 지난 주에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동대문 DDP에서 진행되는 오드리 헵번의 일생을 그리는 ‘Beauty beyond beauty’ 전시회입니다. 가장 사랑 받는 여배우에서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 살기까지 그녀의 일생을 흥미롭게 다룹니다. 어린 시절 겪은 세계 2차 대전으로 가난과 기아의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는 평생 베푸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의 선행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 직접 그린 그림과 입었던 드레스들, 그녀가 즐기던 식탁 꾸미기 등이 전시되며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아름다움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인생을 통해 보여주는 오드리 헵번을 통해 전시를 보는 우리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되새겨 보게 되지요. 이 전시는 내년 3월 9일까지 진행됩니다. 

인생의 느긋함과 풍요로운 감정들을 엿보게 되면 지금 P씨가 겪고 있는 감정들을 조금이나마 순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팍팍한 취업 준비의 시간들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