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지난 3월 24일자 에디터스 팁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나도 섹시한 남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많이 공감했어요. 요새는 잘생기거나 예뻐야 인기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연예인들을 봐도 단순히 얼굴이 예쁜 아이돌보다는 시스타의 효린이나 포미닛의 현아에게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물론 저는 30대이기 때문에 효린이나 현아와 같이 대놓고 섹시한(!) 것을 추구하지는 않아요. 추구한다고 해도 그렇게 될 수도 없고요. 저는 자연스럽게 섹시함이 묻어나는 여자가 되고 싶은데 뭐 좋은 노하우 없을까요? (K씨, 31세, 경기도 파주시, 강사)

A. 예쁜 여자가 되는 것보다 섹시한 여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셨다니 진정한 여인의 길에 들어섰군요. 여자에게는 두 종류의 섹시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벗어서 드러나는 섹시미, 또 하나는 감출수록 드러나는 섹시미! 우리가 현아나 효린에게서 느낄 수 있는 섹시함은 드러나서 느껴지는 섹시함이죠. 효린의 다리와 현아의 가슴이 없이는 우리는 그녀들을 떠올리기 힘듭니다. 

30대가 되면 지나친 노출은 상대방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 언니들(!)의 베드신은 <은교> 속 풋풋하고 싱그러운 20대의 베드신과는 달리 무조건적으로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았으니까요. 20대의 섹시함이 셔츠를 입고 단추를 푸는 데에서 드러난다면 30대의 섹시함은 단추는 모두 잠겨 있지만 언뜻 비치는 몸의 굴곡에서 드러나겠죠. <밀회>의 김희애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펜슬 스커트와 목까지 잠겨 있는 블라우스를 입고 있지만 그 숨막힐 듯한 단정함 속에서 한번씩 머리를 풀고 사무실 소파에 눕고 하이힐을 벗고 발을 보여줄 때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밀회>의 김희애가 매력적인 이유는 나이에 비해 훌륭한 몸매와 분위기 있는 외모 때문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스무 살이나 어린 유아인이 그녀에게 반했던 진짜 이유는 또래 여자애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삶에 대한 열정,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 일을 향한 프로 근성 등 내면의 아름다움들이 삶을 통해 드러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30대의 여자가 섹시한 또 한 가지 이유는 겉모습에서 드러나는 결핍이 없기 때문입니다. 돈도 있고, 직업도 있고, 자신만의 살아가는 방식도 있다 보니 남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지요. 남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자, 생각만 해도 매력적이지 않나요? 다가가면 멀어지고 혼자서도 자신의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고양이 같은 매력에 남자들은 섹시함을 느끼게 됩니다.

내적인 단단함을 만들었다면 옷 속에 꽁꽁 감춰져 있어도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20대 때와 같은 양을 먹고 같은 양의 활동을 해도 살이 찔 수밖에 없습니다. 군살이 있는 몸매는 아무래도 섹시하기가 쉽지 않죠. 20대 못지 않은 S라인 몸매로 매력을 더해보세요. 이를 위해선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은 필수겠죠.

어떤 것도 개의치 않는다는 자신만만한 태도와 20대와는 차별화되는 성숙한 아름다움으로 30대의 섹시함을 어필하시길 바랍니다. 

+ 어떤 질문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bykim@kayamedia.com으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에디터 T가 정성껏 답변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