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40는 수납공간이 다양하다. 운전석 아래에는 서랍처럼 당길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하지만 높이가 낮고 길쭉해 실제로 물건을 넣기엔 마땅치 않아 보인다. 스마트폰 정도가 들어갈 것 같은데 스마트폰을 굳이 시트 아래 둘 이유도 없고. 수첩을 넣으면 나으려나? 아니면 볼펜 열 자루? 그러다 밤 10시쯤 아파트 주차장에서 가끔 마주치는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할아버지는 군데군데 긁힌 자국이 선명한 회색 쉐보레 스파크의 글러브 박스에서 담배를 꺼내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웃으시곤 황급히 담배를 주머니에 넣었다. 아, 아내 몰래 담배를 숨기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아마도 이 공간을 생각해낸 볼보 디자이너 역시 아내 몰래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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