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에피소드
#1. 지난달 모닝 뒷좌석에 성인 3명이 앉기 힘들다고 했다. 이는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성인 2명까진 충분하다. 가족 나들이는 그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앞좌석을 바짝 당기면 예상외로 뒷좌석 무릎 공간이 넉넉하다. 요즘 유행하는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쿠페형 지붕선이 아닌 덕분에 머리 공간도 충분하다. 
물론 휠베이스가 2400밀리미터에 불과해 경차를 타고 성인 4명이 장시간 달릴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1시간 남짓 거리를 달릴 때만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시트가 인체공학적이지 못해서다. 무릎 공간을 의도적으로 넓히려다 보니 쿠션 면적이 너무 좁아졌다. 등받이 각도 역시 직각에 가까워 오랜 시간 앉으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서 모닝의 뒷좌석은 덩치가 큰 성인 남성보다 아담한 여성에게 적합하다. 
그래도 모닝에 4인 가족이 타고 서울 도심이나 근교 여행 같은 짧은 여정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뒷좌석 승객이 불편함을 느끼기 전, 목적지에 도착하면 된다. 더 빨리 목적지로 가면 좋겠지만, 모닝에는 그럴 만한 힘과 여유가 부족하다.

#2. 모닝 구입 3개월 만에 첫 고통을 맛봤다. 출근하려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 그만 기둥에 오른쪽 뒷문을 긁히고 말았다. 긁히는 소리에 놀라 얼른 차를 멈춰 세웠지만,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었다. 조그만 경차를 타면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면 했지 내 실수로 차에 상처가 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유가 있긴 했다. 모닝 앞에 비정상적인 상태로 불법 주차된 차를 피하려다 그만 화를 입은 것이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생활불편 신고’ 앱으로 가해자를 조용히 응징했다.
어쨌든 모닝에 깊은 상처가 남았다. 공업소를 찾아가 상처를 치료할까도 싶었지만 배보다 배꼽이 커질 것 같아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크래치 제거용 컴파운드를 구입했다. 하지만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는지 컴파운드가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차체가 검은색이라 도장이 벗겨진 생채기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이 상처를 어떻게 해결할지 앞으로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김준혁(회사원)

KIA MORNING PRESTIGE 

가격 1597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직렬 3기통 1.0ℓ DOHC, 76마력, 9.7kg·m 변속기 4단 자동 무게 955kg 휠베이스 2400mm 길이×너비×높이 3595×1595×1485mm 연비(복합) 14.7km/ℓ CO₂ 배출량 111g/km 구입 시기 2018년 3월 총 주행거리 4152km 평균연비 10.5km/ℓ 월 주행거리 594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워셔액 보충 한 달 유지비 10만원(유류비). 1만원(워셔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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