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분야의 미래학자나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은 개인용 경량 이동수단과 시내 단거리 수송의 많은 부분을 배터리 전기차가 맡게 되리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배터리 전기차가 장거리 화물 수송까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일론 머스크와 생각이 다르다. 더 빠른 충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테크 스타트업인 니콜라 원 같은 회사는 연료전지 대형 트럭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발상 역시 여전히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인 리카르도가 10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리카르도는 ‘크리오파워’라는 참신한 콘셉트를 개발 중이다. 크리오파워는 일반적으로 40퍼센트 중반에 머무르는 디젤 엔진의 열효율을 60퍼센트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이다(맞다. 다들 이젠 죽었다고 생각했던 디젤이다. 잠깐 기다려보자). 크리오파워라는 이름은 액화질소를 엔진에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액화질소가 연료는 아니다. 그보다는 디젤, 밀러, 그리고 에릭슨 열역학 순환의 창의적인 조화를 이끄는 압축공기 냉매의 역할을 한다. 

루돌프 디젤이 압축점화의 대부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랠프 밀러의 행정은 압축공기를 다르게 만드는 송풍기로 팽창행정에 비례해서 효율적으로 압축행정을 단축한다(참조: 마쓰다 밀레니아). 존 에릭슨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배기열을 압축흡기로 바꿨다. 하지만 내연기관 엔진에 이런 발상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왔다. 흡기가 고온과 고압인 실린더에 주입된 뒤에는 배기가스와 온도 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기억하자. 압축하기 전에는 공기가 차갑고 밀도가 높은 것이 좋다. 하지만 출력을 높이면 열과 압력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리카르도는 흡기·압축용과 연소·배기용으로 구분된 실린더를 사용해 스쿠데리 스플릿 사이클 엔진의 개념을 일부 차용하고 있다. 흡기 실린더는 연소 실린더보다 크기가 작다(밀러에게 감사를). 압축행정 도중에 액화질소를 분사하면 행정의 저점과 고점의 온도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이는 크랭크샤프트의 움직임을 줄여 질소 액화에 사용된 에너지 일부를 환원시킨다. 

이처럼 차갑게 압축된 공기는 연소 실린더로 향하는 과정에서 배기가스로부터 열을 얻고(바로 에릭슨 방식이다) 압력 또한 증가한다. 연소 실린더로 들어가면 연료가 분사되고 곧바로 점화된다. 그러면 배기가스가 열교환기와 터보차저 양쪽을 통해 흘러나오며, 압축된 흡기는 크리오 압축기 실린더로 들어가기 전에 인터쿨러를 거친다. 배기가스를 통해 유출되는 열은 분명히 줄어들고, 연소 실린더 주변 냉각수 온도를 높게 유지해 폐열의 유출을 줄이면 상당한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배기가스로 열과 압력을 얻을 수 있다면 연료도 적게 쓸 수 있다. 피스톤이 하강한 뒤에 일어나는 연료분사 연소에서 실린더 내부의 최고 온도와 압력은 보통의 터보 디젤보다 훨씬 낮으며 이로 인해 질소산화물 생성이 줄어든다. 잔여분의 질소는 엔진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추가로 감소시키는 배기가스 재순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금의 디젤보다 후처리의 필요성이 높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액화질소의 경우 현재 대기에서 산소로부터 분리하는 방식으로 얻고 있다. 하지만 질소보다 산소에 대한 산업 수요가 크고 대기의 78퍼센트가 질소이기 때문에 거의 ‘공짜’로 얻는다고 보면 된다. 리카르도가 영국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질소를 액화시켜 공급하는 비용은 리터당 5펜스이며, 사용률은 디젤 연료와 같은 자릿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트럭은 디젤 연료보다 질소를 조금 더 싣고 다니다 연료가 떨어지면 양쪽을 동시에 넣으면 된다. 

리카르도의 엔진 시제품은 압축 실린더 2개와 연소 실린더 4개가 달린 상당히 보수적인 설계의 직렬 6기통 엔진이다. 인코넬의 고압(1015psi)과 고열(593℃) 열교환기 배관, 질소 저장탱크 및 주입장치 때문에 비용은 추가될 것이다. 하지만 전체 연료비용에서 20퍼센트를 절감한다면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나아가 수소나 배터리 전기차 충전 시설을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비하면 기존 트럭 휴게소 시설에 액화질소 공급장치를 추가하는 것은 아이들 장난처럼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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