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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맞으며

봄비는 묘하다. 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밖으로 나가게 하니 말이다

2018.04.13

 

지붕과 보닛 위로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봄비다. 오랜 가뭄 뒤 만나는 비인 만큼 반가웠다. 원래 비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비 오는 날에 운전하는 것도 싫고 거리를 걷는 건 더더욱 싫다. 하지만 봄비만은 다르다. 반가운 마음에 차창 밖으로 손을 뻗었다가 흠칫했다. 아직 빗방울이 몹시 차가웠다. 그런데 그 차가움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 좋게 느껴졌다. 딱 이맘때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었다. 때마침 라디오에선 비와 관련된 노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 봄비를 기다렸나 보다. 집으로 가는 방향을 틀어 경기도 포천으로 향했다. 포천으로 가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비가 오니 자연스레 국수가 생각났고, 맛있는 국숫집을 떠올려보니 포천에 있었다. ‘함병현 김치말이국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집이었다. 연신 차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가슴까지 뛰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일은 언제나 마음 설렌다. 


포천으로 가는 길엔 차가 적지 않았다. 포천아트밸리 때문이다. 포천아트밸리는 화강암 채석장이었는데 채굴을 중단하면서 돌과 관련된 문화예술 창작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천주호다. 화강암을 채석하며 팠던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채워지면서 만들어진 호수인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실제로 보면 사진이 주는 장엄함 그 이상이다. 드라마 <화유기>, <푸른 바다의 전설>, 아이유가 출연한 <보보경심, 려>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외국인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한여름 밤에 가는 게 좋다. 그땐 천주호 앞에서 작은 공연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혼자도 좋지만 함께 가면 더 좋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김치말이국수를 시켰다. 사실 비빔국수를 좋아하지만 처음 방문한 식당에서는 그곳의 시그니처 음식을 주문하는 편이다. 그래야 메뉴 선택에 실패하지 않는다. 첫인상부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면 위로 편육, 으깬 두부, 오이, 배, 잣, 깨, 고추, 달걀 등 고명들을 푸짐하고 정갈하게 올렸다. 소면은 잘 삶아져 면발이 쫄깃하다. 육수는 이 집의 자랑이다. 계속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김치국물 맛이 심하게 나는 것도 아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김치국물에 사골과 사태, 우둔 육수를 혼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맛집 주인들이 그렇듯 그 혼합 비율은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치국물의 새콤달콤함과 고기 육수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만나 절묘한 맛을 낸다. 개인적으로 사이다에 요구르트를 약간 넣은 맛이 생각났다. 이상할 것 같다고? 전혀 그렇지 않다. 이상하기보단 색다르고 시원한 맛이다. 창가 옆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먹으니 운치도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일부러 광릉수목원로로 우회해서 갔다. 봄비가 주는 이 기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창문을 살짝 열었다. 도로 양옆에 서 있는 나무 향이 코를 자극했고 노면 위 빗길 가르는 소리는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씻겨주는 듯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개운함이었다.   

 

‘함병현 김치말이국수’집의 옛 이름은 곰터먹촌이다. 여기서 말하는 곰터는 베어스타운 스키장이다. 스키 타러 온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져 현재 일산과 분당에 분점이 있다.

 

함병현 김치말이국수
위치 경기 포천시 내촌면 내촌로 175
문의 031-534-0732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모터트렌드, 드라이브, 함병현 김치말이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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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드라이브,함병현 김치말이국수,여행,포천,포천아트밸리

CREDIT Editor 김선관 Photo <MotorTrend>Photo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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