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건 무모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모델 3 출시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지금은 더더욱. 하지만 누구도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 된다. 언제라도 EV 시장 점유율에 균열이 생길 수 있고,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리더 자리를 위협받는 것도 순식간일 수 있다. 

지금까지 폴스타는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웠지만 테슬라의 여러 도전자 중 하나로 취급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차량 생산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걸핏하면 발매가 지연되는 여느 스타트업 업체들과는 분명 다르다. EV 경쟁에 끝까지 참여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 이 신흥 브랜드는 볼보의 탁월한 엔지니어링 솜씨와 볼보 오너이자 지리그룹 회장인 리슈푸의 비범한 안목(과 자금력)이 만나 빚어졌다. 아마 대부분 사람에게 폴스타는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산하의 고성능차 개발 부문 정도로 여겨졌을 거다. 하지만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이 회사는 볼보 퍼포먼스 튜닝 버전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동시에 어떤 볼보 제품과도 이어지지 않은 자체 모델을 생산하는 독립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2019년 중반 출시 예정인 폴스타의 첫 번째 독립 모델 폴스타 1은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쿠페다. 순수 전기차는 아니지만 EV 모드로 최대 150킬로미터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이어 출시하는 두 대의 차는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를 정면으로 겨냥한 세단과 콤팩트 크로스오버이며 순수 전기자동차다. 

폴스타는 테슬라와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딜러십을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판매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북미에서 테슬라가 실행 중인 자체 딜러십 운영보다 더욱 도전적인 방식으로, 폴스타를 구입하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은 차량 시승과 멤버십 가입은 물론 원하는 모델이 집 앞으로 배달될 때까지 문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설 필요가 없다. 

물론 폴스타 모델이 전시된 매장은 존재한다. 그들 스스로 ‘스페이스’라 명명한 이 오프라인 쇼룸에서 고객들은 전문가 도움 아래 차량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현장에서 멤버십 가입도 가능하다. 볼보 쇼룸과 별개로 운영되는 폴스타 스페이스는 2019년 1분기에 첫 번째 매장이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한동안은 북미에서 2~3개 이상의 폴스타 스페이스를 만나보긴 어려울 듯하다. 

이러한 판매 방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폴스타의 목적이 ‘차량을 판매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폴스타는 고객에게 ‘구독(subscription)’ 개념으로 모든 편의가 포함된 멤버십 권한을 판매하려 한다. 이 구독권은 서비스 이용 2~3년이 지나면 비교적 소액의 월정액 모델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은 차량의 가치 하락, 보험비, 차량 유지비 등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드는 비용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나아가 멤버십(구독)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차를 배달하거나 픽업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일종의 컨시어지 서비스라 생각할 수 있는데, 제공되는 서비스 범위는 구독권의 종류(또는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들리는 바에 따르면 폴스타 1은 특별한 경우 구독이 아니라 실제로 구입하고 소유하는 것도 가능할 거라고 한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판매 가격은 15만 달러(약 1억6500만원) 선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바퀴를 내연기관이,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굴리는 폴스타 1은 600마력과 102kg·m가량의 파워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어림잡아도 메르세데스 AMG의 트윈터보 V12 엔진에 버금가는 수치다. 앞바퀴와 연결되는 엔진은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함께 쓰는 2.0리터 드라이브-E 유닛(343마력, 40.8kg·m)이다. 여기에 유성기어 세트와 연결된 한 쌍의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움직인다. 두 가지 동력원이 합심해 만드는 만만찮은 파워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로 제한돼 있으며, EV 모드에선 한층 더 낮은 시속 160킬로미터로 억제된다. 

‘순수한’ 전기주행 모드일 때 출력은 218마력이다. 34kWh 용량의 배터리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배터리 제조공법이 쓰인다. 실제 생산은 2019년이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새로운 제조공법을 ‘혁명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지 몰라도 현재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된 건 분명하다. 

 

 

폴스타 1의 성능은 파워트레인만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이 차는 지리-볼보 그룹 최초로 모든 주요 보디 부품을 탄소섬유로 제작한다. 결론부터 말해 강철로 같은 차를 만드는 경우보다 공차중량이 230킬로그램 가볍고 비틀림 강성은 45퍼센트 높으며, 무게중심은 더욱 낮다. 탄소섬유와 앞뒤에 나뉘어 실린 듀얼 파워트레인 설계 덕분에 차체 앞뒤 무게 배분은 주행성능에 이로운 48대 52 비율을 확보했다. 아, 뒤쪽 전기모터는 토크 벡터링 장치로도 기능한다. 이 또한 지리-볼보 그룹 모델 중 처음 쓰이는 기술이다. 

탄소섬유 소재가 차체에 대량으로 쓰였지만 토대는 볼보 S90과 XC90의 기반인 SPA 플랫폼이다. 물론 볼보 모델과 같은 아키텍처를 공유해도 워낙 특별한 요소가 많아 부품 50퍼센트가량은 폴스타 전용이다. S90와 비교하면 폴스타 1의 특징적인 제원이 더욱 도드라진다. 차체는 S90보다 65센티미터 짧고 휠베이스는 32밀리미터 작다. 차체 뒤쪽 오버행도 20센티미터 짧아 자세가 한층 스포티하다. 

폴스타는 수년간 고성능 볼보에 올린즈 댐퍼를 사용해왔다. 폴스타 1은 이보다 더 진화한 올린즈의 신형 가변 전자제어식 서스펜션(Continuously Controlled Electric Suspension, CESi)을 세계 최초로 쓴다. CESi는 전자제어 방식 밸브가 도로 상황과 운전자를 모니터해 0.002초 만에 댐퍼를 최적의 상태로 조절한다. 아울러 운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모드도 제공한다. 하지만 모드의 구체적인 종류나 주행감각과 핸들링 특성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속력을 성큼 떨어뜨려야 할 때는 일본 아케보노사가 공급하는 6피스톤 브레이크 캘리퍼가 15.7인치짜리 디스크를 힘껏 움켜잡는다. 북유럽 감성이 가득한 이 중국산 차를 한 모금 맛보고 싶다면 대기선에서 꽤 오래 기다려야 한다. 폴스타 1은 연간 500대씩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폴스타 1 이후 출시될 폴스타 모델들은 어떤 모습일까? 2019년 하반기 생산에 들어가는 폴스타 2는 지리-볼보 그룹 최초의 배터리 전기구동 세단이 될 것이다. 디자인 방향은 “테슬라 모델 3에 견줄 만한 모습”일 거라는 설명이다. 폴스타 2 출시 이후 모습을 드러낼 폴스타 3는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얹는 전기구동 크로스오버다. 가격은 폴스타 1과 2 사이에서 결정될 거라고 한다. 폴스타 2는 2020년, 2세대 볼보 SPA 플랫폼의 첫 모델이 될 폴스타 3는 2021년에 만나볼 수 있다.  글_Nelson Ireson(<Automobile> 에디터)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폴스타 1은 멤버십과 비슷한 ‘구독’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2019년 중반쯤 선보이며 가격은 15만 달러 선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CEO 토마스 잉엔라트는 폴스타를 독립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폴스타 모델은 볼보 차를 베이스로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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