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차들이 굉장히 많다. 제품 개발비를 줄이면서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할 수 있으니 제조사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다. 하지만 자동차의 특성이나 성격이 너무 비슷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 “모양만 다른 같은 차”라는 말도 한다.

BMW X1과 미니 컨트리맨은 같은 차일까, 다른 차일까? 두 차는 프레임을 비롯해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등 대부분의 부품을 같이 쓴다. BMW와 미니는 같은 그룹에 있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전혀 다르니 한정적인 조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또한 두 차는 크기도 가격도 비슷하니 시장에서 경쟁 아닌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과연 두 차는 어디가 어떻게 다르고 얼마큼 같을까? 

참고로 독자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같은 엔진이지만 출력이 다른 차를 섭외했다. 40마력의 차이가 주행성에 얼마큼이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물론 엔진 출력을 감안해 결과를 도출했다. 

 

모든 컨트롤러가 단정하고 보기 편한 위치에 있다. 약간 심심한 느낌도 없진 않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BMW X1과 미니 컨트리맨은 모두 BMW 그룹의 앞바퀴굴림용 C 세그먼트 UKL2 플랫폼을 사용한다. X1이 약간 높고 길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차는 휠베이스나 트레드 등의 주요 섀시 제원이 거의 똑같다. 따라서 기본적인 특성은 비슷할 것이니 비교 테스트 포인트는 ‘두 차가 얼마나 다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X1은 BMW답게 스포티하지만 여전히 SUV다운 느낌도 살아 있다. 예상대로 민첩한 조향 응답성이 인상적이었던 반면 다소 거친 주행 질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X1은 UKL2 플랫폼을 사용한 최초의 BMW 모델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앞바퀴굴림 같은 느낌을 최대한 지우려 노력했던 시절의 차다. 2시리즈 액티브투어러는 그 노력이 과해 운전대를 돌리면 앞바퀴가 거의 즉각적으로 코너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뒷바퀴는 가볍게 남아 원하지 않는 오버스티어 감각이 도드라졌던 기억이다. 반면 X1은 앞바퀴 조향 응답성은 살짝 늦추고 뒷바퀴가 앞바퀴를 좀 더 잘 따라오도록 해 조종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기여한 요소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구동력 배분과 개선된 앞뒤 무게 배분, 부드러운 서스펜션이다. 그래도 X1의 핸들링 특성은 여전히 스포티한 쪽이다.

X1은 UKL2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다. 특히 지붕이 높다. 차체 길이도 컨트리맨보다 14센티미터 길다. 휠베이스나 트레드가 거의 같은 모델에서 차체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면 차체 무게가 휠베이스 바깥과 위로 많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차체 움직임도 커진다. 게다가 X1은 스프링에 비해 쇼크업소버를 살짝 부드럽게 해서 스프링 반동이 약간씩 느껴진다. 좋을 때는 생동감으로 그러나 나쁠 때는 불필요한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류민 기자가 “지상고가 18밀리미터밖에 차이(X1이 더 높다) 나지 않는데 움직임 차이는 훨씬 크네요”라고 말한 부분이 이것이다. 자연스럽지만 작지 않은 차체의 움직임은 SUV의 특징이기도 하다. X1을 두고 다분히 SUV답다고 말한 까닭이다.

X1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주행 질감이다. 바퀴가 회전할 때의 노면 질감이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승차감이 나쁘지 않은데 도로 소음과 진동이 엔진 소음과 공명을 일으키면서 심리적으로 승차감이 좋지 않게 느껴진다. 특히 류민 기자가 지적한 1400rpm 부근에서의 엔진 공명음이 거슬린다. 특정 영역에서 엔진 소음이 두드러지는 것은 최적화가 잘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좋든 나쁘든 X1은 날것의 느낌이 강했다.

이에 비해 미니 컨트리맨 SD는 고급스러운 해치백 감각이다.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차이가 확실하다. 거친 노면 느낌이 실내로 전달되지 않는다. 19인치 휠을 사용했음에도 노면 소음도 아주 잘 차단했다. 밖에서 들었을 때는 엔진 소리가 상당히 거슬렸는데 차 안에서는 아주 조용하다. 서인수 기자는 “컨트리맨이 운전대 감촉도 폭신하다”고 했다. 스포츠 트림인 SD임에도 불구하고 더 안락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디테일한 마감을 X1보다 잘했다는 뜻이다. 

조종 성능에서도 두 차는 상당히 다르다. 민첩한 앞바퀴 조향 응답성을 바탕으로 한 스포티한 주행 특성은 같다. 하지만 BMW는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함께 스포티한 주행성 등 갖춰야 할 것이 많다. 반면 미니는 ‘고카트 핸들링’이라는 단순한 목표에 집중해. 오버행을 줄이고 높이를 낮췄다. 굳이 SUV의 특징과 성격을 내세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잘한 컨트리맨의 조종 성능이 나았다. 그런데 주행 질감에서도 컨트리맨이 이길 줄은 몰랐다. 두 모델 사이에 2년이라는 시간 차는 숙성도 차이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나 보다.

 

 

에어컨 송풍구를 뺀 모든 것이 동글동글하다. 독특하면서 재미있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동력 성능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무게 차이는 거의 없는데 컨트리맨의 출력이 40마력이나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초 발진 가속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시속 40킬로미터까지는 X1 x드라이브 18d가 앞서나갔다. 기어비와 최종 감속비까지 같은데 어디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컨트리맨이 속도를 붙이며 차이를 벌려갔다. 

원인은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같은 엔진이지만 X1의 150마력 버전은 작은 터보차저를 훨씬 빨리 회전시키며 가속페달에 신속하게 응답했다. 반면 컨트리맨 SD의 190마력 버전은 한 치수 큰 터빈을 넣어 배기가스를 채우는 시간 지연이 있었다. 또한 X1은 4500rpm까지 시원하게 가속하는 반면 컨트리맨은 처음엔 주춤거리다가 4000rpm에서 변속했다. 심지어 1단에서는 더 낮은 3800rpm에서 2단으로 변속되기도 했다. 높은 토크로부터 아이신 8단 변속기(AWF8F35)를 보호하기 위해 1단에서 엔진의 최대 토크를 제한한 것이 아닌가 한다. 추월 가속 시험에서는 컨트리맨이 상당한 차이로 앞서나갔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제동 성능에서는 두 차의 특성이 상당히 달랐다. X1은 초기 제동 반응이 BMW 모델치고는 상당히 강하다. 그리고 댐퍼가 다소 약해 급제동 시 앞뒤 피칭 모션을 잘 억제하지 못하고 시소 같은 움직임을 냈다. 이런 움직임은 최대 제동에서 접지력 변화로 이어졌다. 그 결과 ABS가 ‘드르륵, 드르륵’하며 작동했다. 이 점을 제외하고는 제동 시 안정성은 훌륭했다. 그런데 반복된 테스트에서 브레이크 패드가 연기를 내며 페이드 현상을 일으켰다. 컨트리맨의 제동 성능도 매우 좋았다. 제동 거리에서도 X1보다 약간 짧았고 페달 감각이 일정했으며 차체의 앞뒤가 함께 낮아지는 듯한 제동 안정성도 보였다. 페이드 현상도 없어 모든 면에서 대단히 우수했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운전석과 실내 공간
X1과 컨트리맨의 실내는 분명 다르다. X1이 BMW의 대시보드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한다면 컨트리맨의 대시보드는 영락없는 미니다. 그런데 두 모델 모두 실내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비슷한 구석이 많이 보인다. 기어레버 앞쪽에 자리한 두 개의 컵홀더와 뒤쪽에 놓인 컨트롤러, 그 뒤에 있는 센터콘솔은 디테일이 조금 다를 뿐 거의 똑같다. 앞시트 아래에 달린 메모리 버튼이나 시트 위치 조정 버튼도 똑같이 생겼다. 같은 그림 찾기처럼 같은 부분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대로 다른 부분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X1의 앞시트는 컨트리맨보다 등받이는 물론 방석도 작다. 컨트리맨의 앞시트가 방석과 등받이 모두 옆이 불룩하게 튀어나와 몸을 좀 더 잘 잡아준다면 X1은 그냥 판판해 몸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쿠션도 컨트리맨이 X1보다 좀 더 포근하다. “X1 앞시트는 제 엉덩이를 온전히 지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엉덩이가 밖으로 삐져나와요.” 류민 기자가 X1의 운전석에 앉아 큰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난 어떻겠어?” 류민 기자보다 덩치가 큰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X1의 운전석에 앉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시트만 놓고 보면 컨트리맨이 좀 더 편한 것 같네요.” 김선관 기자 역시 X1의 앞시트를 불편해했다. 스티어링휠만 해도 컨트리맨은 가죽 아래에 우레탄폼을 넣어 쥐었을 때 폭신한 느낌이 드는데 X1은 그냥 가죽만 씌웠는지 쥐었을 때 딱딱하다. 

시승차는 X1 중에서 가장 아랫급 모델인 X1 x드라이브 18d와 컨트리맨 중에서 가장 윗급 모델인 컨트리맨 SD 올4다. 하지만 두 모델의 옵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두 모델 모두 운전석과 조수석에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열선 시트가 깔렸고, 운전석에만 두 가지로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 달렸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모두 시트 아래에 있는 버튼으로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센터콘솔 아래에는 휴대전화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거치대가 있다. 시승차를 기준으로 컨트리맨에는 있고 X1에는 없는 건 크루즈컨트롤과 패들시프트, 터치스크린 모니터 정도다. “X1은 모니터가 터치가 안 되는 것도 불편하지만 내비게이션도 별로예요. 그래픽이 조잡하고 엉성해 보여요. 반면 미니의 내비게이션은 꽤 쓸 만해요. 티맵이나 카카오맵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긴 했지만 다른 수입차에 달린 내비게이션보단 나아요.” 김선관 기자가 컨트리맨의 모니터와 내비게이션을 칭찬했다. 우린 모두 컨트리맨의 운전석이 X1보다 낫다는 데 동의했다. 그렇다면 뒷자리는 어떨까?

“X1의 뒷자리는 사람이 앉을 공간이 아니야!” 이진우 기자가 얼굴을 붉히며 X1 뒷자리에서 내렸다. “방석 길이가 비슷한 급의 SUV 뒷자리 방석보다 2~3센티미터 짧아서 앉으면 무릎이 들리고 엉덩이 쪽으로 힘이 쏠려요. 몸보다 작은 의자를 앉았을 때처럼 정말 불편해요.” 김선관 기자 역시 X1의 뒷자리에 고개를 흔들었다. “뒷자리는 컨트리맨이 좀 더 편한 것 같아요. 무릎 공간이 좀 더 여유롭고 등받이도 완만하게 눕힐 수 있어서요.” 류민 기자 역시 컨트리맨의 뒷자리에 한 표를 던졌다. 컨트리맨은 뒷시트 등받이를 뒤로 눕힐 수 있지만 X1은 꼿꼿하게 서 있어 뒤에 탔을 때 차렷 자세로 가야 한다. “하지만 X1의 뒷자리 가운데엔 암레스트가 있어. 암레스트는 두 개의 컵홀더도 품고 있다고!”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뒷자리에서 어떻게든 X1이 나은 점을 찾으려 애썼다. 참고로 컨트리맨은 뒷자리에 암레스트가 없다. 하지만 뒷자리에서 영영 커피를 못 마시게 되더라고 차렷 자세로 가고 싶지는 않다는 데 우리 모두 의견을 모았다. 참, X1과 컨트리맨 모두 뒷자리를 위한 에어컨 송풍구는 있지만 열선 시트와 USB 포트는 없다. 

X1 실내에서 우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뒷자리까지 시원하게 하늘을 보여주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다. 컨트리맨 SD 올4는 앞뒤로 두 개의 선루프가 나뉘어 있는데 X1은 뒤까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덧붙이자면 X1의 트렁크가 컨트리맨보다 조금 넉넉하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동안 쌓인 마이너스 점수를 만회할 순 없었다. 우린 모두 실내에서 컨트리맨의 손을 들었다.
서인수

 

연비
X1 x드라이브 18d와 컨트리맨 쿠퍼 SD 올4는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카본 코팅 피스톤, 단조 커넥팅로드, 단조 크랭크샤프트 등을 적용하고 연료압력을 1800바에서 2000바로 끌어올려 출력과 효율을 모두 개선한 신형 2.0리터 디젤 엔진(B47)과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컨트리맨 SD의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고출력 버전이며 X1 18d의 엔진은 150마력, 33.7kg·m를 내는 일반 사양이다. 

둘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발생 시점(4000rpm, 1750rpm), 압축비, 기어비 등이 완전히 같다. 더 많은 힘을 내는 컨트리맨 SD의 최대토크 하락 시점이 250rpm 빠를 뿐이다. 이는 과급 압력과 연료 분사량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환경에서 더 많은 힘을 내려면 더 많은 공기와 연료가 필요하다는 건 상식. 이런 세팅 차이는 바로 연비 차이로 이어진다. X1 18d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4.6킬로미터이며 컨트리맨 SD 올4는 이보다 약 11퍼센트 낮은 13.1킬로미터다. 이보다 차이가 좁긴 했지만 우리의 측정 결과 역시 X1 18d의 승리였다. 성인 세 명이 타고 시내 30퍼센트, 고속 7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약 100킬로미터를 달렸을 때 X1 18d는 리터당 15.4킬로미터, 컨트리맨 SD는 리터당 14.6킬로미터의 연비를 기록했다(트립 컴퓨터 기준). 

그런데 출력 특성이 전부가 아니다. 컨트리맨 SD는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우선 A필러를 바짝 세운 고유 디자인 때문에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하다. 컨트리맨 SD의 공기저항면적(㎡)은 0.77이며 X1 18d는 0.71이다. 전면적(㎡)은 X1이 2.46으로 컨트리맨 SD(2.4)보다 크지만 공기저항계수(cd)는 X1이 0.29로 컨트리맨(0.32)보다 낮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공기저항은 고속주행 연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X1 18d와 컨트리맨 SD의 시내 연비 차이(리터당 1.4킬로미터)보다 고속도로 연비 차이(리터당 1.6킬로미터)가 더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휠·타이어 세팅도 연비 차이에 크게 한몫하고 있다. 컨트리맨 SD는 최상위 트림이라 225/45R19나 되지만 X1 18d는 최하위 트림이라 225/55R17에 불과하다. 게다가 컨트리맨 SD가 조금 더 무겁다. X1 18d의 차체가 더 길고 더 두꺼운데도 말이다. 이번 비교는 여러모로 많은 교훈을 남겼다. 몸집이 더 큰 X1의 연비가 더 나쁠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컨트리맨 SD와 출력이 같은 X1 20d M스포츠 패키지가 나섰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류민

 

 

구매와 소유 비용 
X1 x드라이브 18d의 신차 가격은 5290만원,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올4는 5540만원이다. X1은 BMW SUV의 막내고, 컨트리맨은 미니의 맏형이다. 배기량은 같고 신차 가격도 큰 차이가 없어 취등록세와 공채 비용(할인), 연간 자동차세, 부대 비용까지 큰 차이가 없다. 

BMW와 미니 모두 BMW 파이낸스에서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할부 이율도 6.99퍼센트로 서로 같다. 굳이 BMW 파이낸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문의한 BMW와 미니 모두 BMW 파이낸스 말고도 해당 월에 가장 좋은 조건의 할부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보통 4~5퍼센트에서 할부 이율이 형성돼 있다. 다만 BMW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다(8월 기준 50만원 할인). 

주요 소모품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보험료는 미니가 약 15만원 더 비싸다. 물론 신차 가격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꽤 났다. 특히 자기차량손해 부분이 눈에 띈다. 미니가 약 16만원 더 비싸다. 보험료 차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7년 자동차 보험료율이 X1은 14등급, 컨트리맨은 9등급이다(1등급이 가장 높고, 26등급이 가장 낮다. 등급 숫자가 클수록 보험료가 낮다). 삼성화재 애니카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첫차로 미니를 사는 비중이 높고 구매 연령층도 낮아 사고 수리로 나간 비용이 X1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컨트리맨은 가격 할인이 없다. 반면 X1은 출시한 지 2년이 지났다. 공식적인 프로모션 할인만 550만원이다. 18d는 4000만원 중반대로, 컨트리맨과 출력이 비슷한 20d는 5000만원 초반에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들은 테스터들은 고민에 빠졌다.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말을 꺼냈다. “X1 20d도 할인을 한다고? 원래 차값이 5630만원,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이 5970만원. 여기에 550만원 할인받으면 이거 고민 많이 되겠는데. 컨트리맨보다 저렴한 거잖아.” 아쉽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모델은 18d다. “스타일을 위해서는 18d에 M 스포츠 패키지를 넣고 싶은데 넣을 수가 없네요.” 서인수 기자가 18d를 보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18d 살 돈에 670만원 더 주고 20d M스포츠 패키지를 구매하는 게 낫겠어요. 그래도 가격은 컨트리맨보다 저렴한 거잖아요. 18d는 조금 심심해 보여요.” 류민 기자는 18d를 찬찬히 살피며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만약 시승차로 20d 스포츠 패키지가 왔다면 어땠을까?

미니의 가격표를 보고 있던 서인수 기자가 말했다. “미니의 최상위 모델인 만큼 가격이 비싸네요. 미니치고는 높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4990만원짜리 올4 하이트림이면 적당할 것 같은데요? 미니가 5000만원이 넘는 건 좀 그렇잖아요.” 류민 기자는 서인수 기자의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 “이왕이면 550만원 더 주고 힘도 세고, 더 화려한 SD 올4를 사는 게 낫죠. 제가 지금 미니의 가격 정책에 놀아나는 건가요? 하하.” 이미 류민 기자는 SD 올4에 마음이 빼앗긴 모양이다. 다들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컨트리맨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BMW의 가격 할인을 무시할 수 없는 눈치였다.
김선관

 

최종 결론
두 차는 느낌이 사뭇 비슷했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녔으면서 스포티한 주행에서는 차체를 잘 잡아냈다. 스티어링 감각도 비슷해 운전대가 똑같이 생겼다면 같은 차라고 느꼈을지 모른다. 그런데 분명한 차이점도 있었다. 바로 무게중심이다. 타이어 스키드음이 들릴 정도로 과격한 움직임에서 차체가 약간 더 높은 X1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졌다. 좌우 롤과 앞뒤 피칭 움직임도 약간 더 컸다. 반면 컨트리맨은 높은 출력을 내는 엔진을 얹은 만큼 댐퍼를 약간 더 단단하게 세팅하면서 탄탄한 움직임을 냈다. 무게중심도 낮아 어느 속도 영역에서든 예의 그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주행 성격이 X1의 단점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차와 브랜드의 성격으을 담은 것이다.  

엔진 성능에서는 확실히 190마력의 컨트리맨이 고속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저속에선 150마력의 X1이 스로틀 반응이 빨랐다. 이에 대해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디젤 2.0리터가 터보 하나로 190마력을 내려면 터빈이 얼마나 커야겠어? 이 정도 높은 출력이면 터빈 두 개로 가는 게 맞지 싶네”라고 했다. 터빈 크기에 따른 터보래그를 지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내 주행에서는 150마력짜리가 운전하기 더 편했다. 

두 차는 똑같은 섀시와 엔진,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하나는 BMW 브랜드에서 가장 작은 SUV가 됐고 다른 하나는 미니에서 가장 큰 차가 됐다. 용의 꼬리가 나을까, 뱀의 머리가 나을까?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우리는 뱀의 머리가 낫다고 판단했다. 두 차 모두 프리미엄을 브랜드라고 자부하는데, 프리미엄 브랜드의 막내보다는 그래도 기함이 낫지 않을까?  
이진우

 

테스터의 선택
MINI COUNTRYMAN
나윤석 X1은 리프레시가 필요해 보인다. 가격 할인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이 가격대는 상당히 많은 경쟁자가 있거나 몰려올 예정이다. Be careful!
이진우 어느 쪽이든 후회 없는 선택이라면 에어백이 두 개나 더 있는 컨트리맨을 선택하겠다.
서인수 많은 것이 비슷하다면 최신 제품을 사는 게 옳다. 차건 전자제품이건.
류민 둘 다 잘 만든 차다. 기본기나 구성에 흠잡을 곳이 없다. 값어치도 충분히 한다. 그래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따랐다. 난 아직 젊으니까.

BMW X1
김선관 250만원의 신차 가격 차이, 여기에 프로모션까지 더하면 X1이 컨트리맨보다 최소 800만원이나 싸다. 그럼에도 달리는 재미와 SUV 본연의 맛을 잊지 않았다.

 

 

모터트렌드, BMWM, 미니컨트리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