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마우어는 2004년부터 포르쉐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포르쉐의 차종과 판매량이 늘어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봐온 그이다. 때마침 2세대 파나메라 출시를 앞두고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파나메라는 마우어의 역작 중 하나이자 논쟁작이기도 하다.

신형 파나메라는 뒷모습이 가장 크게 바뀌었는데 911과 비슷합니다. “파리의 모든 건물은 에펠탑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이 있더군요. 결국 에펠탑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포르쉐도 911을 의식할 수밖에 없겠죠?
포르쉐에 911이 있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디자인 언어나 전략, DNA, 기본적인 요소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결국 911로 귀결될 거란 뜻이죠. 실제로 모든 포르쉐에는 공기흡입구만 있지 그릴이 없어요. 그게 그런 흔적 중 하나입니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은 엔진이 앞에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그릴 같은 건 없습니다. 펜더와 후드 윗부분의 형태도 비슷합니다. 근육질의 강견 같은 인상의 뒤쪽 펜더 디자인도 911에서 차용한 겁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911입니다. 모든 것은 911로 귀결됩니다. 그런데 이런 디자인 전략을 너무 곧이곧대로 정의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창의성을 상실하고 말 겁니다. 디자인팀의 경우 필수 요소에 대해서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지만 동시에 모든 가능성도 다 열어놓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게 포르쉐예요. 저는 포르쉐가 고유한 디자인 특징들을 잘 지켜왔고 새롭게 해석하는 일 역시 매우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포르쉐가 그저 예전의 포르쉐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한 일은 결코 없습니다.

이전 파나메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C필러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마르틴 빈테르콘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이 “내 키가 좀 크니 지붕을 더 높여봐”라고 말했고 그게 반영됐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아니요. 그건 다른 사람입니다. 그 사람 성도 같은 알파벳으로 시작되기는 하지만.

포르쉐의 전 CEO 벤델린 비데킹이겠군요. 아무튼 이번에 MSB 플랫폼을 사용했습니다. 아우디와 벤틀리에도 사용할 예정인데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까? 다른 차종과 공유하는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디자인에 제약이나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플랫폼 자체는 각각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개발된 것입니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임무는 서로 충분히 구별될 수 있을 만한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아우디나 벤틀리와는 다른 모습을 만들기 위해 많은 회의를 거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스포트 투리스모 콘셉트도 양산할 겁니까?
물론이죠. 언젠가 볼 수 있을 겁니다. 
글_Jonny Lieberman

모터트렌드, 자동차, 슈퍼카, 스포츠카, 드림카, 포르쉐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