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서울 강남과 서초에 분포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80평형 이상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소득수준이 상위 0.1~1%인 부유층이다. 1940~195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 부동산 폭등기와 침체기를 능란하게 넘겼다. 입주 당시 10억 안팎이던 이들의 집값은 현재 30억대까지 치솟았다. 한편 이 대한민국 1% 리치들은 반포, 잠실, 개포 등 대규모 재개발 단지, 용인 신도시 등을 배회하며 아파트를 쇼핑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기며 자산을 불렸다. 서울과 지방에 본인과 자녀 명의로 된 ‘n채’의 집과 상당한 면적의 토지까지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LOCATION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등 
HOUSING TENURE Owned 
PRICE 약 40억~70억 원 안팎 
INCOME 연평균 3억5000만원 이상(상위 1% 기준)

 

 

 

About 50평은 중산층과 부유층의 경계를 가르는 숫자다. 서울에서 ‘좀 사는 집’으로 간주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해도 무방하다. 서울 8학군 지역과 근교 신도시에 이 평형대의 아파트를 소유한 계층은 두 부류로 나뉜다. 살고 있는 집 외에도 다른 아파트와 토지를 소유한 자산 및 소득수준 상위 계층, 그리고 오직 이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 이들. 후자는 1980년대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 은퇴한, 혹은 은퇴를 앞둔 50~60대 가장일 확률이 높다. 자녀의 교육과 혼인, 부모를 모시는 데 월급 및 자산 대부분을 써온 탓에 본인의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미룬 세대다. 당신이 오늘 점심에 방문한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이들이 마지막 남은 퇴직금으로 창업한 곳이다. 은퇴 세대의 생계형 창업(외식업, 숙박업) 5년 후 생존율이 약 18%(2015년 중소기업청 발표)인 것에 비추어봤을 때, 이들의 미래가 분홍빛만은 아니다. 

LOCATION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서울 근교 등 
HOUSING TENURE Owned 
PRICE 약 10억~23억 원 안팎
INCOME 연평균  8000만원 이상  

 

 

About ‘34’는 이 도시에서 중산층에 진입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숫자다. 서울 혹은 근교 신도시의 아파트 34평 이상만이 비로소 ‘달콤한 나의 집’으로 불릴 자격을 얻는다. 거주자 대부분 1960년대에 태어난 386세대 중 대·중기업에 재직 중인 40대 직장인이자 가장이다. 이들 중 산수가 빠른 이들은 1990년대 전후 노태우 정권이 보급한 평당 180만~200만원대의 아파트 200만 호 중 한 호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때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친 이들은 여전히 하우스 푸어로 산다. 겉으로 보기엔 괜찮은 아파트 한 채와 중형 자가용을 보유한 번듯한 중산층이지만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근무하고, 소득의 14%를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며 노후를 준비할 기회를 잃고 있다. 또 절반 이상은 3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으며, ‘여가’라고 부를 만한 라이프스타일을 갖지 못한 채 팍팍하게 산다.  

LOCATION 송파구, 양천구, 마포구, 은평구, 중구,  서대문구 등지의 뉴타운  
HOUSING TENURE Owned or Lease
PRICE 매매가 약 6억 부터 / 전세가 약 3억5000만원부터 
INCOME 연평균 6000만원부터  

 

 

About 1970년 전후에 태어난 2차 베이비 부머와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 즉 1979년 이후에 태어난 에코 부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최초로 ‘자력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세대다. 중산층 가정에서 안정된 교육을 받으며 별다른 결핍 없이 자란 이 세대는 결혼 전까지 본인들의 비탄한 운명을 예감하지 못한다. 서울과 수도권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이 1억~3억원에 시세가 형성된 대단지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데, 절반 이상은 대출을 받고, 일부는 부모의 노후 자금을 빼앗아 돈을 마련한다. 전자의 경우 폭등하는 전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몇 년마다 빚을 내야 하는 하우스리스 푸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24평 아파트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신혼부부들의 관심사 중 60% 이상은 ‘돈’, 즉 내 집 마련, 이사, 부채 상환, 소득과 재산 증식 등에 쏠려있다.

LOCATION 노원구, 강동구, 양천구,  경기도 하남시, 광명시 등 
HOUSING TENURE Lease
PRICE 1억5000만원 안팎부터 
INCOME 연평균 약 4000만원 안팎부터   

 

 

 

About 서울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한 칸짜리 집을 품기 시작한 건 1979~1992년에 태어난 에코 세대 때문이다. 생애 주기에 따라 이해찬 세대, 트라우마 세대,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이 가련한 청춘들에겐 집은커녕 방 한 칸 마련하는 일조차 버겁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로 불리는 이유다. 이 세대의 부모가 30대 초반에 모델하우스를 돌며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면, 오늘 날 한 칸짜리 방에 사는 서른 전후의 비혼자들은 15평 원룸의 월세와 적금, 적립식 펀드를 근근이 부을 만한 생활력을 가진 것. 주택 자금을 모으는 대신 명품 가방이나 시계, 해외여행 등 분에 한 뼘 넘치는 소비생활을 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삶을 산다. 

LOCATION 서울 곳곳 
HOUSING TENURE Lease
PRICE 보증금 2000만원, 월세 약 40만원 안팎부터  
INCOME 0~3000만원 안팎  

 

 

References
<Apartment Game>, <The Microscopic History of Dwelling in Korea>, <The Dwelling Hierarchy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