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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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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클래식, 마린

어김없이 돌아온 서머 클래식, 머린 룩에 대하여.

2017.06.07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라피아 모자.  2 셔츠 안에 이너로 연출해도 좋을 스트라이프 패턴의 스윔슈트.  여성스러운 머린 룩을 완성해줄 커다란 라피아 소재 가방.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비치보이스의 ‘서핑USA’를 듣고 있다. 아직 5월의 막바지에도 미치지 못한, 여름이라기보다는 봄에 가까운 계절이지만 패션 에디터로 사는 나는 늘 남보다 한두 달 빠른 계절을 보내고 있으니까. 나에게 여름은 몇 가지 이미지로 압축된다. 비키니를 입은 늘씬한 금발의 미녀, 태양빛이 쏟아지는 백사장,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프랑스의 생트로페와 니스의 환상적인 풍광, 그리고 매년 반복해도 결코 질리지 않는 머린 룩. 두 뺨을 스치는 바람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면 나도 모르게 블루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자꾸만 손이 가고, 가늘고 날렵한 샌들보다는 중성적이고 스포티한 샌들에 눈길이 간다. 기온이 상승하면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동반사로 취하는 스타일. 일정 주기를 두고 반복되는 패션 트렌드 중, 가장 빈번하게 반복되는 영원한 서머 클래식, 바로 머린 스타일이다. 그 매력이 본격적으로 발현될 계절이 돌아왔다.
개개인의 취향이나 개성이 드러나지 않고, 트렌드라는 명분하에 비슷비슷한 옷차림을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나조차도 여름이면 자동으로 머린 룩에 심취하게 된다. 옷장에는 지난 10여 년간 모아온 스트라이프 패턴의 티셔츠가 10여 벌 자리하고 있다(언뜻 보면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네크라인 모양도 스트라이프 간격도, 블루 컬러의 톤도 미묘하게 다르다). 외출 전, 늘 그러하듯 옷장 앞을 한참 서성이지만 결국 내 손에는 깊고 푸른 바다의 색이 담긴 블루 스트라이프 패턴 티셔츠가 쥐어진다. 이런 과정을 겪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닌 듯하다. 머린 스타일의 대명사격인 스트라이프 패턴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보니, 직장 동료와 내 모습이 때로는 영화 <빠삐용>의 등장인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올해도 나는 생트로페 해변을 거니는 여인처럼 머린 룩을 즐길 생각이다. 다만 늘 입던 스트라이프 패턴이 아닌 영화 <리플리>의 귀네스 팰트로처럼 한없이 청순하고 우아한 스타일로 말이다.

 

영화 <리플리> 속 청순하고 우아한 귀네스 팰트로의 모습. 

 

매 시즌 머린 스타일이 런웨이로 쏟아져 나오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도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룩은 2010년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첼로와 바이올린의 고풍스러운 선율, 뉘엿뉘엿 지는 태양, 리도비치의 환상적인 백사장, 그리고 칼 라거펠트의 신기에 가까운 디자인.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이 쇼는 지금도 최고의 머린 룩 컬렉션으로 회자된다. 쇼는 해군 모티프를 적극 반영했지만, 칼 라거펠트의 섬세한 손길과 천재적 감각이 더해져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머린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거친 바다 사나이 마도로스가 아닌, 고급 요트를 타고 바다 위를 유영하는 우아한 여인의 모습으로 머린 스타일을 해석한 것. 세련된 머린 스타일을 엿보고 싶다면 앞서 말한 영화 <리플리>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리플리>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적극 참고하면 좋을 서머 스타일링의 교과서다. 귀네스 팰트로의 청초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이 영화에서 그녀는 오래도록 회자될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플레어 스커트 위에 반소매 셔츠나 퍼프 소매 톱을 입거나, 셔츠 깃 안쪽으로 비키니 톱이 슬쩍 보이도록 연출하는 식. 우리가 그간 고정관념처럼 간직해온 스트라이프 패턴, 보트 네크라인, 타륜 장식, 골드 버튼 등 다양한 머린 모티프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근사하고 멋진 스타일을 완성했다. 개인적으로 올여름 시도하고 싶은 룩은 <로마의 휴일> 속 오드리 헵번의 스타일이다.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 위에 타이트한 피케 셔츠를 입고 프티 스카프를 맨 그녀에게서 더없이 상쾌한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므로. 실현 가능하다면 앞서 말한 귀네스 팰트로의 룩을 참고해 이태리의 리비에라 지방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오드리 헵번의 스타일로 프랑스의 리비에라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지구 반대편으로 당장 날아가고 싶지만, 늘 그렇듯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하지만 여행을 꿈꾸고, 여행지에서 일어날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바다의 쾌활함과 여름의 경쾌함을 담은 머린 스타일 역시 일상의 답답함 속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는 탈출구와 같다. 이런 이유로 매년 잊지 않고 머린 스타일이 귀환하는 건 아닐까?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담긴 영원한 클래식, 머린의 존재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더네이버, 패션, 영화속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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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머린룩,머린 스타일,비치룩,라피아 모자,라피아 가방,수영복,비치웨어,스윔슈트

CREDIT Editor 신경미 Photo IMAXTREE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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