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7 SIHH에서 선보인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피렐리 오토매틱 스켈레톤에 탑재된 투르비용. 전 세계 8개 한정 판매로 가격은 3억7000만원대.
2 불가리의 칼리버 268 피니씨모 투르비용 무브먼트 구조. 

프랑스어로 ‘회오리 바람’을 뜻하는 투르비용. 컴플리케이션 워치메이킹의 정수이자 기계식 시계 기술의 끝판왕이다. 투르비용은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극복하기 위한 시계 장치다. 1801년 천재 시계 제작자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지구의 중력과 자성에 의해 시간의 오차가 생기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를 개발했다. 그 기본 원리는 밸런스 스프링, 밸런스 휠, 이스케이프먼트(탈진기) 등으로 구성한 레귤레이터를 케이지 안에 고정시킨 뒤 일정 시간마다 회전시켜 중력을 사방으로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투르비용이 대응해 한쪽 방향으로 편중되는 것을 최소화함으로써 중력과 자성의 일방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 장치는 기존의 기계식 시계가 갖던 부정확성을 드라마틱하게 극복해 쿼츠 시계 생산으로 인한 기계식 시계의 타격을 완화했다. 투르비용은 정확성을 담보하는 한편, 눈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움 또한 대단하다. 손톱보다 작은 케이지 안에 자리 잡은 정교한 레귤레이터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정상적이고 지속적으로 회전이 이뤄지려면 크기가 극도로 작아야 하며, 무게 또한 최대한 가벼워야 하는데, 전 세계에서 투르비용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자는 100여 명에 불과하며, 투르비용 하나를 제작하는 데 평균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모된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투르비용 장착은 최고의 시계 제작 기술을 갖췄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투르비용을 탑재하는 순간, 시계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진다. 
치열한 시계 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명 워치 브랜드들은 특색 있는 투르비용을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하나의 브리지만 사용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의 플라잉 투르비용(브리지를 사파이어 글라스로 제작해 아예 브리지가 보이지 않도록 제작한 것도 있다), 투르비용을 두 개 이상 장착한 시계, 운석 케이스와 같이 희귀 재료를 활용한 투르비용, 밸런스 축이 시계 중심으로 향하게 만든 투르비용, 백케이스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계 등  그 형태도 내장 기술도 가지각색이다. 기계식 시계가 갖는 태생적인 오차는 쿼츠 시계나 현대의 디지털 시계를 넘어서기 힘들다. 하지만 전통 시계 장인의 손에서만 탄생 가능한 이 획기적이고 희귀한 시스템은 시계의 정확성을 뛰어넘는 매력을 갖는다. 최근 시계 브랜드들은 투르비용의 탑재를 1순위 기능으로 내세우지는 않는 추세다. 그럼에도 투르비용의 위용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다. 정확성을 향한 인간의 끊임없는 탐구와 열정, 물리적 기능을 넘어선 환상적인 시각적 즐거움은 투르비용 워치에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 3차원 말테 크로스 형상의 아름다운 투르비용 케이지를 장착한 바쉐린 콘스탄틴 말테 투르비용 오픈워크 워치. 

4 부쉐론의 사이프리스 투르비용 화이트 워치. 지라드 페리고가 제작한 3개의 골드 브리지가 달린 투르비용이 탑재되어 있다.
5 실린더형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한 투르비용이 탑재된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용 실린더릭. 

6 피아제의 엠퍼라도 쿠썽 울트라-씬 오토매틱 투르비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투르비용을 탑재했다.
7 파네라이의 투르비용 워치 제작 모습.

8 신개발 레버 시스템을 통해 초 단위까지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투르비용 스톱 기술을 겸비한 IWC의 다빈치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 워치.
9 블랙 컬러의 티타늄 브리지를 사용한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오프쇼어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워치. 

10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제작한 최초의 투르비용. 
11 트리-액시얼 투르비용을 탑재한 지라드 페리고의 트리-액시얼 플라네타륨. 

더네이버, 시계, 럭셔리워치